01. 경제

미중 관세 전쟁- 일시 휴전(feat. 90일 유예)

사경부자지예 2025. 5. 1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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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을 걷듯 위태롭던 미중 무역 전쟁이 극적으로 90일간의 휴전에 돌입했습니다. 마치 드라마 같은 협상 끝에 양국은 서로에게 부과했던 살벌한 관세를 대폭 낮추기로 합의했는데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강경 일변도였던 양국의 태도를 생각하면 놀라운 결과입니다. 과연 이 90일간의 휴전은 미중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일시적인 숨 고르기에 불과할까요? 오늘 그 속사정을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벼랑 끝에서 손을 잡다: 전격적인 관세 인하

이번 합의의 핵심은 양국이 서로에게 부과했던 관세를 무려 115%포인트씩이나 낮춘다는 점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부과했던 관세를 기존 145%에서 30%로 대폭 낮춥니다. 중국 역시 미국산 제품에 매겼던 관세를 125%에서 10%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마치 극한 대치 상황에서 서로에게 겨눴던 총구를 잠시 내린 듯한 모습입니다.

이러한 극적인 합의는 지난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의 마라톤 협상 끝에 도출되었습니다. 이틀간의 밤샘 협상 끝에 양국은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양측 경제 및 무역 관계가 양국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이며 상호 호혜적인 관계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에 단계적으로 관세를 인상해 왔습니다. 지난 1월과 2월에 각각 10%씩 관세를 부과했고, 4월에는 무역 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34%의 상호 관세를 추가했습니다. 중국의 보복에는 더욱 강경하게 대응하며 관세율을 125%까지 끌어올렸죠. 이번 합의로 미국은 이 중 91%포인트의 관세를 철회하고, 남은 34% 중 24%는 90일간 유예합니다. 결국 중국은 당분간 30%의 관세를 부담하게 됩니다.

중국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미국의 압박에 맞서 미국산 수입품에 똑같이 34%의 관세를 부과했고, 이후 추가적인 보복 조치로 관세율을 최고 125%까지 인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합의를 통해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125% 중 91%포인트를 유예 또는 폐지하고, 남은 34% 중 24%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더불어 희토류 수출 통제 등 비관세 조치 역시 폐지 또는 일시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양국은 오는 14일까지 이러한 관세 조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90일의 시한부 유예, 불씨는 여전하다

이번 휴전은 90일이라는 명확한 시한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남깁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지속적인 협의가 무역 및 통상 분야에서 양 당사국 간 우려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추가적인 협상을 통해 이견을 좁혀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스콧 베선트 장관 역시 "양측 모두 디커플링(공급망 분리)은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90일 안에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미국의 대중국 관세는 54%, 중국의 대미국 관세는 34%로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게 됩니다. 이는 언제든 무역 전쟁이 재점화될 수 있는 위험한 불씨를 남겨둔 셈입니다.

더욱이 양국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은 미국이 올해 부과한 모든 관세를 철폐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는 무역 적자를 줄이거나 종식하겠다는 미국의 목표와는 양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는 연간 1조 2천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입니다.

미국이 중국산 펜타닐 유입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 또한 양국 간의 해묵은 갈등 요인입니다.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하며 해당 관세의 즉각적인 철폐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트럼프 1기 시절에도 미중 양국은 무역 전쟁을 벌이다 협상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결국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당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구매를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고, 이는 현재의 무역 갈등을 촉발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엇갈린 평가, 누구의 승리인가?

이번 휴전 합의에 대한 양국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번 합의를 **"중국의 중대한 승리"**라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중국중앙TV(CCVT)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실질적인 진전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행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미국이 이른바 상호 관세를 남용한 뒤 중국은 처음으로 상호 관세에 반격한 국가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마오쩌둥의 말을 인용하며 "투쟁으로 단결을 추구하면 단결이 남는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중국 매체 역시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며 자국의 강경 대응이 효과를 봤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미국 측의 공식적인 논평은 아직 신중한 편입니다. 다만, 역성장을 기록한 미국의 경제 상황과 수출 부진, 내수 침체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의 상황이 이번 협상의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양국 모두 더 이상 극한 대치를 이어갈 여력이 없었다는 것이죠.

결론: 90일 후, 다시 격랑 속으로??

미중 무역 전쟁의 일시적인 휴전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워왔던 양국의 갈등이 잠시 멈췄다는 사실만으로도 안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90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양국이 근본적인 이견을 좁히고 실질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만약 합의에 실패한다면, 예고된 대로 관세는 다시 인상될 것이고, 미중 관계는 또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 수 있습니다. 이번 휴전이 진정한 평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에 불과할지는 앞으로 90일 동안 양국의 행보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세계 경제의 향방이 이들의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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